반짝이는 것들은 아름답다. 빛을 받아 사방으로 숨겨져있는 색들을 발산하는 물건. 최근 셀베르타의 최대 관심사는 반짝이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매일 같이 골동품 상점을 들려 오늘은 어떤 물건이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것이 하나의 일상 루틴이 되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상점 앞으로 간 셀베르타였다. 그곳에서 그녀는 어느 남자를 보았다. 새하얀 긴 머리카락, 큰 키, 그리고 귓가를 울리는 나직한 목소리. 몬드야 각지에서 모이는 이방인이 많으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셀베르타는 진열대에 놓여있는 물건들을 구경하다가 한 물건에 시선이 꽂혔다. 다각도로 깎여나간 반짝이는 보석 하나. 셀베르타가 손을 뻗어 그 보석을 잡으려던 순간, 순식간에 물건이 사라졌다. 잘못 본 것은 아닌데. 그녀 외에는 없어진 물건에 대해 알아차린 사람은 없는 듯 싶었다. 곁에 있던 하얀 남자는 곧 자리를 벗어났고 모두가 의심을 하지 않았다. 

셀베르타는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녀가 걸음한 다음 상점에서도, 심지어 길가에서도 반짝거리는 것이 족족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항상 하얀 남자가 있었다. 셀베르타는 그 남자의 뒤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거진 반나절을 그리 쫓아다닌 그녀를 드디어 하얀 남자가 돌아보았다.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고개를 푹 숙여 눈을 마주쳤다. 그러곤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꺼냈다.

*꼬마 아가씨,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지요?*

먼저 저에게 말을 걸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셀베르타는 얼어붙었다. 하지만 이내 그에게 하나씩 질문하기 시작했다. 왜 그가 있는 곳에서 반짝이는 물건이 사라지는지, 왜 그는 물건을 그냥 가져가는지—그러나 셀베르타가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결국 하나였다.

*제, 제가 사려고 한 보석 저에게 주시면 안 돼요?*

하얀 남자, 자오는 조금 당황했다. 물건을 훔쳤으니 당연히 그에 대한 값을 치르고 벌을 받으라 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엉뚱한 작은 소녀의 말에 이내 웃음을 터뜨린 그는 셀베르타에게 처음 가져갔던 보석을 건넸다. 자오 눈에 비친 아이는 헤실헤실 웃으며 보석을 이리저리 보더니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러더니 뽀르르, 아까의 상점으로 돌아가더니 방금 계산을 깜빡했다며 값을 치르고 나왔다. 흥미로움을 느낀 자오는 셀베르타에게 이번엔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다.

*보통 훔친 물건에 대해서는 잘못 되었다고 하는 게 먼저 아닌가요?*

*물론 그것도 잘못 됐어요. 그래서 다시 가서 값을 치뤘으니 됐어요.* 

실로 신기한 사고방식이었다. 자오는 며칠 더 몬드에 묵으며 작은 소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주 멀리서. 이유는 단순했다. 셀베르타의 눈에 자오가 걸리는 순간 누가봐도 피하는 것처럼 이리저리 숨었기 때문이었다. 며칠 간의 관찰 결과, 자오는 역시 소녀에 대해 신비함과 흥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분명 겁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림을 그리고, 쉽게 가진 것을 선물하고, 심지어는—자오 그에게도 다가와 반짝거리는 장신구 몇 개를 선물했다. 자오는 의외라는 듯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손 안에 놓인 작은 장신구. 작은 그녀와 제법 어울리는 것이었다. 

연장하고 또 연장했던 몬드의 여행기. 그가 슬슬 본래 머물던 곳으로 향하려던 때. 어떻게 알았는지 셀베르타가 그를 배웅 나왔다. 보석 몇 개, 투명한 구슬 두어개 그리고 식량 약간. 그녀가 꾸러미를 건네며 작게 말했다. 언젠가 또 다시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자오 역시 웃으며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노드크라이에 놀러온다면 그땐 제가 안내를 하죠.*